신조협려에 대한 추억 Drama

아까 지나가다 티비를 보니 신조협려지 독벽도검을 하더라. 보아하니 양과가 곽양의 생일을 축하하러 3가지 선물을 준비해서 양양으로 오는 부분인데 그부분이 내가 신조협려에서 손꼽게 좋아하는 부분이라 자리잡고 앉아서 보기 시작했지. 그런데 하필 양과가 물밑작업을 하는 부분이라 황용과 곽부, 곽양만 실컷 나오고 정작 양과는 안나오고 끝났다 -_-;; 너무 허무해서 영웅문-신조협려편(고려원 89년판)을 다시 꺼내서 그부분만 다시 읽었다;;; (태생이 두건 훌렁쑈를 좋아하는 자라 인피면구 벗는 장면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람들 잔뜩 모인데서 멋지게 짜잔~ 하고 등장하는 장면이나 역시 사람들 잔뜩 모인데서 '아니! 네가 바로 내 딸 심청이구나!" "아버지~" 하는 장면을 무진장 좋아한다;)

신조협려와 의천도룡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무협소설이기도 하고 가장 좋아하는 김용소설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나의 취향은 광명정대한 메이저;;) 신조협려의 장장 수십년에 걸친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를 읽다보면 복장이 터지고 화가 벌컥 날때도 있지만 미소년->미청년->미중년의 일대를 구가하며 남자의 몸으로 섭심대법까지 전개하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혼을 빼놓는 양과의 천하제일미(;)를 보면 불끈 쥐었던 분노의 주먹도 스르르 풀어지곤 했다.
따라서 한창 무협 시리즈물이 유행할때 영웅문 시리즈, 특히 신조협려는 빼놓지 않고 다 챙겨봤는데 요즘은 새 시리즈가 나와도 티비에서 다 해주는 것도 아니라서 (흑 스카이라이프에서 무협영화 전문채널 아뵤(ABO)가 빠진 이후로 찾아볼 곳이 정말 빈곤;) 몇년째 업데이트가 안되는구나. 적으나마 그동안 본 신조협려 시리즈를 돌아보자면 크게 3개로 나눌 수 있는데 유덕화, 진옥련 주연의 83년판 '신조협려'와 고천락, 이약동 주연의 '신조협려 95' 그리고 임현제, 오천련 주연의 '신조협려지 독벽도검'이다.

83년판 소용녀와 양과
83년판 양과(유덕화)

우선 나의 첫번째 양과였던 유덕화의 83년판 신조협려.
하도 옛날에 봐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강렬했던 두가지는 유덕화가 내 상상속의 양과치고는 좀 선탠이 심하게 잘 되었다는 것과 신조가 완전 타조였다는 것이다 -_-; (신조타고 달릴 때 으찌나 웃기던지;;;)
젊었을 때 나온 드라마지만 유덕화 오라버니께서 워낙 원숙(;)하셔서 당연히 소년시절은 아역, 청년시절도 사알짝 어색함이 있었는데 아이고 미중년으로 들어서서 새하얀 귀밑머리 휘날리며 나오실땐 너무 멋지셔서 어린 나이에 나도 모르게 미중년에 눈뜰뻔 했다;;
소용녀역 진옥련에 대해서는 그냥 여주인공이려니 했던 정도. (연기를 제쳐두고 외모가 맘에 안들었다 -_-;) 모두가 83년판의 백미로 꼽는 이막수는 정말로......소름이 오솔오솔 돋았던 기억이 있군. 다른 버전들보다 이막수 비중에 꽤 컸던 걸로 기억하는데 광소하며 불타죽는 장면에선 정말 무서웠음.
옛날 드라마라 스펙타클한 씬은 없고 그래서 후반부의 양양대전 같은 건 시시하게 끝났던듯.
유덕화, 매염방의 영화 '신조협려'

그러나 유덕화의 신조협려라고 하면 보통 이 영화를 떠올릴 사람이 많을 것이다. 놀랍지만 이 영화 감독이 왕가위였다는 사실. 감독이 아니라 시나리오나 제작 쪽으로 참여한 것 같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이 영화 감독은 원규라고. 미안합니다~ ^^; 신조협려라는 이름과 이미지만 살짝 차용해서 현대적 환타지물로 각색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바로 파란 머리(혹은 은색머리?)에 악역으로 나왔던 젊디젊은 곽부성이었다. (나조차도 아이고! 저 파릇파릇한 애는 누구냐! 하고 곧장 뒷조사를 들어갔을 정도니까;) 보이는가? 저 사진 우측 상단에 비열한 미소를 아련하게 짓고 있는 머리가 바로 곽부성이다. 내가 잘나온 사진을 구해보려고 했으나 곽부성 팬카페 같은데 가입하지 않으면 도저히 무리일 것 같아 이 정도로 포기. (나의 1995~7년 경 하드 백업에 사진이 남아있을 것 같긴 한데 도대체 어디 쳐박혀있는지 모르겠네;)
이 영화 사진 다시 보니 왠지 기분이 묘하다. 그때 붉은 드레스를 휘날리며 멋진 언니로 나왔던 매염방은 고인이 되었고 새파랗던 곽부성도 이제 중후해졌으니 세월이란 참...

고천락, 이약동의 '신조협려95'
95년의 양과(고천락)
95년의 소용녀(이약동)

내가 가장 열광하며 봤던 버전은 바로 95년판이었다. 장지림, 주인 주연의 '사조영웅전94'에 바로 이어서 봐서 감정이입 만점에다가 양과로 나온 고천락이 그때 무지 상태가 좋아서(그의 과도한 썬탠 전의 아름다운 시절;) 눈이 호강이었기 때문에. 고천락도 이약동도 연기력은 제쳐두고라도 이미지로는 딱 맞지 않은가. 특히나 이약동은 83년판에 비해 정말로 원작에 충실한 미인이 되어서 나의 사랑을 받았다.
주연배우들이 젊은 관계로 소년시절까지 성인배우들이 연기하는 과오-_-를 저지르긴 했지만 뭐 깡뚱하게 묶은 머리한 어리버리 소년 고천락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 이 시대가 동방불패 이후 화려한 밀가루액션과 CG의 전성기였기 때문에 드라마도 꽤 스펙타클했다. (사실 이때 시리즈로 제작된 영웅문 시리즈는 마경도, 엽동 버전 의천도룡기를 제외하고는 다 괜찮았다.)
이때 맘에 안들었던 점이라면 화려한 미인에 불같은 성격으로 화를 일으키는 곽부가 주책맞은 코믹 캐릭터로 나와서 좀 실망. 양과팬들이라면 곽부를 몹시 미워하겠지만 무림영웅 곽정과 황용의 외동딸(20년 가까이)로서 오만하고 성격도 강하고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곽부가 붉은 옷을 입고 말을 탄채로 검을 휘두르는 이미지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제작되는 드라마일수록 곽양의 비중이 더 커지더라. (귀엽고 앳된 소녀의 대명사 곽양)
그러고보니 95년판엔 신조가 어땠는지 잘 기억이 안나네. 기억에 강렬하게 안남아있는걸 보면 그리 거슬리지는 않았던듯. 이때 고천락 열병은 곧장 원월만도로 이어졌다. 당시에 정말 불탔었군, 나;

임현제, 오천련 주연의 신조협려지

애석하게도 이건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보지 않아서 뭐라고 말은 못하겠다만... 임현제......당신 영호충 아니었어?!;;; 임현제 주연의 동방불패는 꽤 재미있게 봤는데 영호충으로 나왔던 사람이 짠~ 하고 하나도 안 바뀐 얼굴로 양과라고 우기고 나오다니 이게 무슨 짓이냐!; 임현제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양과는 초미남이에요;;; -_-; 너무하는거 아닌가; (게다가 구양봉은 동방불패의 영영이 아빠; 사위삼는 것도 모자라서 양아들 삼으러 나오셨소;)
소용녀역의 오천련은 그럭저럭 이미지에 맞는 것 같기도....(잘 안봐서 모르겠네)

그 외에 싱가폴에서 만들었다는 '신 신조협려'가 있다는데 안봐서 패스.

황효명, 유역비 주연의 '신조협려2005'
양과역의 황효명
소용녀역의 유역비

그리고 한참 무협드라마와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들려온 뉴스~ 신조협려 2005를 만든다고 한다. 이 2005년 버전은 올해 여름에 방영된다는데 벌써 방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보아하니 양과 번듯하니 잘 생겼고 소용녀역의 유역비가 꽤 인기가 있는 듯. 사진만 보면 이 버전 끌린다!
어서어서 나와서 스카이라이프에 있는 채널에서 방송해주면 좋겠는데...ㅠ_ㅠ

탄탄한 원작이 있는 방대한 스토리를 시대마다 새로운 얼굴과 새로운 기술로 만들어가는 걸 지켜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오래전에 쓰여진 책속의 캐릭터가 세월과 함께 그 시대에 맞는 얼굴로 다시 태어나고 오래전의 스토리가 그 시대의 감성에 맞게 각색되는 것. (물론 지나친 각색으로 원작의 향기를 제거해버리면 곤란하지만;) 그것이 바로 그 작품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아닐까. 영웅문 시리즈도 다시 나왔던데 초등학교때 용돈 아껴가며 샀던 오래된 책을 다시 꺼내 읽고 옛날에 좋아했던 드라마의 사진들을 보며 잠시 향수에 잠겨봤다. :)

덧글

  • 유우나 2005/09/23 19:37 # 삭제 답글

    양과의 천하제일미래...박장대소;; 그 표현 너무 좋잖니! 2005년 버전 신조협려 보고싶네. 정면 얼굴이 아니라 잘은 모르겠지만 양과가 나름 준수한 걸. 무엇보다도 헤어스타일이 마음에 듭니다요. 양과는 빈틈없이 싹 올린 머리보다는 저렇게 머리카락이 흘러내린 헤어스타일이 어울려~
  • 진서하 2005/09/23 20:57 # 답글

    나도 2005년판 보고싶다!!
    이거말고 진짜로 오래된거 한 번 봤었는데 아마 83년판보다 더 전거였나봐.
    양과가 그 있잖아 구렛나룻 중후한 아저씨삘총각...(뭔지 알겠지?)그랬던 기억이 있어=ㅁ=;;;;
    소용녀는 하늘하늘했던 기억이 있다 흘흘흘
  • Starless 2005/09/23 22:43 # 삭제 답글

    저 2005년판 소용녀 되게 이쁘네..;

    사조영웅전하고 신조협려 김영사간 정식판은 다시 한 번 읽어봐. 고려원판은 신문연재분이고 이번건 3번째 개정판 베이스로 한 거라 차이가 꽤 큼.
  • 2005/09/24 02:4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라하 2005/09/24 17:35 # 답글

    유우나 / 그럼요, 양과는 천하제일미~ >ㅁ< 신조협려2005의 뉴스랑 예고편 봤는데 양과 꽤 괜찮은듯. 어제도 말했지만 정말 감독이 머리카락에 대해 뭘 좀 아네 :D
    지금 신조협려95 잠깐 보고 있는데 와하하~ 이거 정말 재미있네요. 어린척하고 나오는 고천락은 지금 보니 금성무 닮았네. :)

    진서하 / 신조협려2005는 계속 늦어져서 2006이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오 난 유덕화보다 더 오래된건 못봤는데 굉장하다; 양과가 곽정(더구나 신조협려 버전)풍이라니;
    구경 한번 하고 싶네요 :)

    Starless / 유역비는 지금 중국에서 가장 떠오르는 신예라던데...예쁘더라고 :) 공개된 영상같은 거 봐도 꽤 원작에 충실한 것 같음.

    흐흐 그렇지 않아도 지금 필받아서 지를까 하고 있는데 역시 카드값이 아파서 다음달쯤에...^^;

    비공개 / 아 그렇군. 왕가위의 필모에 있길래 아니 감독을? 이라고 깜짝 놀랐지. 글로리아 입 사진도 희미하게 나마 있더라.
    개인적으로 곽부성에게 열광했던 영화는 풍운이었는데 (정이건 때문에 봤다가 곽부성에 열광;) 역시 그는 머리가 파래야 섹시~ >ㅁ<
    이약동 예뻤지. 하얗고 차가운 이미지가 좋았어 :3

  • 사우 2005/09/25 01:50 # 답글

    신조협려2005, 일단 비주얼에서 합격이네요! 소용녀는 조금 더 누님스러운 얼굴이면 좋겠지만. 사실 유덕화의 양과는... 제가 소설에서 상상하던 양과랑 너무 달라서 좌절이었어요 ㅠ.ㅠ
  • 라하 2005/09/25 19:28 # 답글

    사우 / 신조협려2005 지금 마구 기대중입니다. 소용녀가 앳되긴 하지만 원작에서도 동안이니 예쁘면 장땡이려니~ 하고 있습니다 ^^;
    전 유덕화의 양과는 늙어뵈는 걸 제외하면 괜찮았어요. 성격이 장난끼 많고 경박했던 젊은 양과보다야 좀 진중하긴 했지만 당시에 양과역을 할만한 다른 배우도 생각나지 않고요 ^^ 시대가 바뀌면서 젊고 길고 잘 생긴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좋네요 :3
  • 지나다 2005/09/26 02:01 # 삭제 답글

    비록 떠돌이지만..종종 들러 좋은 글 잘읽고 있노라는 감사말씀 먼저 드리고요..^^
    저기..신조협려 감독은 왕가위가 아닌 것 같은데요..갸우뚱해서 찾아보니 일단은 이연걸의 보디가드나 영웅, 방세옥 등을 감독한 '원규'라고 되어 있는 자료가 있습니다만..^^;
  • 라하 2005/09/26 02:44 # 답글

    지나다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네, 저 위의 비공개양도 알려줬는데 제가 게을러서 수정을 안하고 있었습니다; 왕가위 필모를 찾아보면 신조협려도 떠서 어라? 감독이었나? 하고 생각했었어요. 수정하겠습니다. 감사 ^^
  • Layner 2005/09/26 21:04 # 답글

    아마도 96년, TV에서 '의천도룡기'를 방영하던 때, 저와 제 룸메이트는 드라마 시청 전에 매번 마우스를 눈앞에서 흔들며 스스로 암시를 걸곤 했습니다. 이쁜 조민~, 이쁜 주지약~
    2005년판 신조협려가 끌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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